추천 시
겨울나무
winstontower
2008. 11. 19. 11:50
겨울나무
- 차 영섭 -
겨울나무야. 난 너를 알아
네가 왜 알몸으로 추위에 떨고 서 있는지를
너는 너 할 바를 다 했잖아
그랬어도 괜찮아 후회하지 마라.
얼마나 힘들었니? 잎을 틔우고 열매를 키우고
이젠 홀가분하게 가벼운 몸으로 살아야 할
그런 때가 온 거야.
족쇄를 풀어야 해 잎으로부터도 열매로 부터도
힘이 없는 겨울인데 잎과 열매를 달고는 살 수 없잖아.
지혜롭다 겨울나무야.
늙었어도 봄이 오면 네가 푸르게 살면서
꽃을 피우는 까닭을 알았다.
몸으로 삶의 지혜를 알려 주어서 고맙다.
벗어난다는 것은 행복인가 보다.
홀가분하다는 것은 평화인가 보다.
어떤 인연이란 것도 하나의 족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