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시

겨울나무 한 그루

winstontower 2019. 1. 3. 08:41

 

 

    겨울나무 한 그루

                             - 이해인 -

 

흰 눈 내리는 날

밤새 깨어 있던 겨울나무 한 그루

창을 열고 들어와 내게 말하네.

 

맑게 살려면 가끔은 울어야 하지만

외롭다는 말은 함부로 내 뱉지 말라고

 

사랑하는 일에도

자주 마음이 닫히고 꽁 해지는 나에게

나보다 나이 많은 나무가 또 말하네.

 

하늘을 보려면 마음을 넓혀야지

별을 보려면 희망도 높여야지

 

이름 없는 슬픔의 병으로 퉁퉁 부어 있는 나에게

어느새 연인이 된 나무는

자기도 춥고 아프면서 나를 위로 하네

 

흰 눈 속에 내 죄를 묻고 모든 것을 용서해 주겠다고

나의 나무는 또 말하네.

 

참을성이 너무 많아 나를 주눅 들게 하는

겨울나무 한그루

'추천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서의 계절   (0) 2019.01.03
소원 시(所願 詩)  (0) 2019.01.03
행복   (0) 2019.01.03
겨울  (0) 2019.01.03
사람의 일  (0) 2019.01.03